1. 개요
기독교 성경은 흔히 ‘하나님의 말씀’으로 절대적 권위를 지닌 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성경이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경화된 과정은 순수한 신앙적 결단이 아니라, 철저히 정치적·교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 편집과 배제의 산물이었다. 특히, 초기 기독교 문헌 중 하나인 도마복음서(Gospel of Thomas)는 그러한 과정에서 이단적이라는 낙인과 함께 철저히 삭제된 대표적 사례다.
기독교 성경은 흔히 ‘하나님의 말씀’으로 절대적 권위를 지닌 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성경이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경화된 과정은 순수한 신앙적 결단이 아니라, 철저히 정치적·교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 편집과 배제의 산물이었다. 특히, 초기 기독교 문헌 중 하나인 도마복음서(Gospel of Thomas)는 그러한 과정에서 이단적이라는 낙인과 함께 철저히 삭제된 대표적 사례다.
‘정경화(canonization)’란 교회가 ‘정통’이라 인정한 문서만을 골라 성경으로 확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2세기부터 시작되어 397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신약 27권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정경화는 초대 교회 소수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도 속에서 이루어졌다.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기독교를 공인하고, 니케아 공의회(325년)를 통해 교리를 통일시켰다. 이 회의는 신약 정경 형성과 방향성을 결정지은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예수 사후 수백 년 동안 다양한 예수 해석이 존재했으나, 교회는 중앙집권적 권위를 세우기 위해 다원성을 배제하고 ‘하나의 진리’만을 남겼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직관이나 자각을 강조하는 문서들은 철저히 억눌렸다.
신약 복음서들은 각기 다른 출처에서 가져온 내용을 편집자의 신학적 의도에 따라 재배열한 흔적이 뚜렷하다. 특히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마가복음과 Q자료(예수 어록 가설문서)를 참고해 구성되었다.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된 문서로, 예수의 어록 114개가 기록된 복음서이다. 교회 전통이나 기적 서술 없이, 오직 예수의 말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너희 안에 있는 신성’을 강조한다.
도마복음은 교회의 권위, 사제의 중개자 역할을 무력화한다. 예수를 신격화하기보다는 깨달음을 주는 존재로 제시하고, 너희 안에 있는 것을 알면 너희는 신을 알게 되리라
는 구절처럼 개인의 내적 통찰을 강조한다. 이는 교권주의와 정통주의에 위협이 되었기에 이단으로 분류되었다.
현재의 정경이 단 하나의 진리로 여겨지는 것은, 역사적 맥락과 권력 구조를 무시한 태도다. 초대 교회에는 도마복음 외에도 다양한 복음서(베드로복음, 마리아복음 등)가 존재했다.
성경은 신의 음성이 아닌,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선별된 텍스트의 집합일 수 있다. 도마복음의 삭제는 그 권위 구조를 지탱하기 위한 필연적 조치였으며, 오히려 지워진 복음서들 속에 더 큰 진실이 있을 수 있다.
성경은 하늘에서 내려온 ‘진리의 책’이라기보다, 교회 권력의 산물로 재구성된 역사서다. 도마복음은 그 권력 질서에 도전한 이유로 삭제되었으며, 그 존재 자체가 오늘날의 성경 권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된다. 성경에 대들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 오히려 진리의 목소리가 지워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